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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닝3

하루하루 바쁜데, 마음은 무기력 해. 루틴이 무너졌다. 일어나는 것도 조금 느슨해지고, 무엇보다도 산책 나가는 것을 안하고 있다. 선우는 눈을 떠 내 상태를 체크하고 산책을 가고싶으면 가자고, 안가고 싶으면 안가도 된다고 내 의사를 물어봐준다. 마음은 안가고 싶은데 괜히 작심삼일 등의 죄책감으로 주저하면, 괜찮다고, 너 하고싶을 때 하는 것이 제일 좋은거라고 운동 몇 번 거른다고 큰일 나는 것은 아니라고 내 마음을 안심시켜준다. 마음이 급해졌다. 날이 추워지고 있고, 텃밭에는 아직 채 익지 않은 토마토들이 그대로 달려있다. 호박들과 수세미도 정리해두어야 하는데. 산책과 운동보다는 얼른 토마토들을 수확해 그린토마토 살사와, 그린토마토 처트니를 만들어 캐닝을 해둬야 한다. 고추들도 얼른 수확해 손질하고 얼리거나 건조해두어야 하고, 수세미도 끓는.. 2023. 12. 2.
새로운 녀석이 나타나면, 나도 변해야지. 일상이 생겼다. 이제 우리는 시도때도 없이 병원을 들락날락 거릴 것 같은데, 늘 오후 3~4시에 일어나서는 안될거 같다며. 선우의 목표는 아침 8시 기상이다. 당분간 적응하기 위해 아침 10~11시사이에 일어나기로. 우선 선우는 일어나선 거실 커튼을 열고, 블라인드를 올려 채광을 높인 후, 내 방으로 달려온다. 안녕? 하고 나와 눈을 맞추고 내 다리 맡에서 골골거리며 기다리는 고선생에게 몸을 낮춰 그루밍을 도와준다. 나는 일어나 조금 따뜻한 옷을 걸치고, 세안을 하고, 뒷 주방의 효소병들을 한번 열어 섞어준다. 그 사이에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신다. 그리고는 테이블에 앉아 전날의 일상을 기록하면, 선우가 정성들여 커피를 내린다. 커피를 마시며 선우는 스트레칭을 하고 나는 씻고 옷을 갈아입고 작은 보온병에 .. 2023. 11. 14.
암선고는 내 생일, 선물처럼 찾아왔다. 무언가 하고싶은 것이 생겼다. 쓸데 없지만 그냥 하고픈 것. 다름아닌 캐닝 Canning. 토마토를 애지중지 키워 소중하게 모아 토마토 페이스트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릴스나 숏츠의 알고리즘에서도 토마토를 수확해 소스를 만들고 열탕소독한 유리병에 옮겨 보관하는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된다. 그 중에 아니, 캐닝이라니? 유리병을 통조림캔화 한다니? 검색을 해보니 메이슨자 Mason Jar 가 캐닝에 적합해보이는데 직구하려니까 배송료가 엄청나게 비싼거야. 그래서 며칠 고민하다가, 국내에서 많이 쓰는 보르미올리 유리병에 캐닝 뚜껑과 캐닝 때 필요한 도구들을 따로 주문하고 유튜브로 캐닝을 공부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건강검진을 받아야 해, 후딱 강릉에 들러 받았고 그 저녁부터 다음, 그 다음날인 수요일까.. 2023.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