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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2

일상을 멈추다. 가죽하는유목민 노마딬의 판매 작품중의 내 디자인은 모두 판매중지를 걸어놓고, 손글씨 각인이 가능했던 소품들도 각인옵션을 막아두었다. 그러고 나니 진짜 하루가 널널하다. 예전에는 새벽 서너시에 각자의 잠자리로 들어가 아침 8시경 잠을 자고 오후 두세시 쯤 일어났는데 그 일상을 바꾸고 나니 하루에 덤으로 생긴 시간이 꽤 된다. 이를테면 늘 잠들기 전에 서너시간정도는 넷플릭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이젠 12시 침대에 누워 잠시 커뮤니티나 SNS를 둘러보다보면 꾸벅꾸벅 졸게되어 금세 잠든다. 그럼 또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고, 선우와 산책겸 운동을 하며 한시간 걷다 와도 정오가 안된 시간. 하루가 엄청 엄청 길어졌다. 예전엔 해가 너무 짧다고(겨울에는 해가 너무 짧은 산속이라 고작 삼십분정도 해를 쫓다가 .. 2023. 11. 24.
새로운 녀석이 나타나면, 나도 변해야지. 일상이 생겼다. 이제 우리는 시도때도 없이 병원을 들락날락 거릴 것 같은데, 늘 오후 3~4시에 일어나서는 안될거 같다며. 선우의 목표는 아침 8시 기상이다. 당분간 적응하기 위해 아침 10~11시사이에 일어나기로. 우선 선우는 일어나선 거실 커튼을 열고, 블라인드를 올려 채광을 높인 후, 내 방으로 달려온다. 안녕? 하고 나와 눈을 맞추고 내 다리 맡에서 골골거리며 기다리는 고선생에게 몸을 낮춰 그루밍을 도와준다. 나는 일어나 조금 따뜻한 옷을 걸치고, 세안을 하고, 뒷 주방의 효소병들을 한번 열어 섞어준다. 그 사이에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신다. 그리고는 테이블에 앉아 전날의 일상을 기록하면, 선우가 정성들여 커피를 내린다. 커피를 마시며 선우는 스트레칭을 하고 나는 씻고 옷을 갈아입고 작은 보온병에 .. 2023.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