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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hions

일상을 멈추다.

by hionsK 2023. 11. 24.

 

 

 

 

 

 

 

가죽하는유목민 노마딬의 판매 작품중의 내 디자인은 모두 판매중지를 걸어놓고,
손글씨 각인이 가능했던 소품들도 각인옵션을 막아두었다.

각인 펜으로 가죽에 글과 작은 그림을 그린다. 늘 다른 필체와 스타일에 많은 사람들이 참 좋아해주었다. 매캐한 가죽타는 냄새가 영 익숙해지지는 않았지만.


그러고 나니 진짜 하루가 널널하다.

예전에는 새벽 서너시에 각자의 잠자리로 들어가 아침 8시경 잠을 자고 오후 두세시 쯤 일어났는데 그 일상을 바꾸고 나니 하루에 덤으로 생긴 시간이 꽤 된다.
이를테면 늘 잠들기 전에 서너시간정도는 넷플릭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이젠 12시 침대에 누워 잠시 커뮤니티나 SNS를 둘러보다보면 꾸벅꾸벅 졸게되어 금세 잠든다.
그럼 또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고, 선우와 산책겸 운동을 하며 한시간 걷다 와도 정오가 안된 시간.
하루가 엄청 엄청 길어졌다.
예전엔 해가 너무 짧다고(겨울에는 해가 너무 짧은 산속이라 고작 삼십분정도 해를 쫓다가 포기하곤했다) 산속에 사는 게 다 좋은데 해가 참 아쉽다고 툴툴 거렸는데, 이제는 햇살 밑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산책을 하고, 텃밭을 돌본다.

매일 아침마다 걷는 길. 차도 안다니고 숲이 꽉차 참 이쁜 곳. 이 길을 걷다보면, 와.. 진짜 우리 산속에 사는구나! 하고 자각하게 됨.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선우와 꼭 붙어 다니는데, 뭘 해도 행복해졌다.
예전 태국과 인도에서의 기억들을 많이 얘기하면서 그 시간과 그 때의 친구들을 그리워 하며 하루종일 쫑알쫑알 끊임없이 수다를 떤다.

태국에서의 선우와 나.



말 끝마다,
-맞아. 그 때 우리 되게 행복했었는데 그치?
라는 질문에
-어, 근데 지금도 되게 행복해 그치?
하는 답이 자연스레 나온다.

참 비슷한 두사람이라 행복을 느끼는 순간도 비슷한데,
한편으로는
참 다른 두사람이라 서로의 다른 행복 포인트도 금세 배워 함께 깔깔 거리며 즐거워하게 된다.

다행이다,
든든하게 내 옆에서 웃어주는 짝꿍이 있어서.

퍼즐 같아보인다.
예전에는 서로 튀어나온 부분에 서로가 갈려 아파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서로 튀어나온 부분과 들어간 부분을 얼추 비슷하게 맞춰 만들어가는 퍼즐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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