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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4

암선고 일주일 전. 알림 꺼놓고 또 즐겁게 살면 돼. 조직검사를 받고 일주일 뒤에 진료 예약을 잡아두고 나오면서 우리는 이런얘기를 했다. 또 일주일의 시간이 생겼구나. 모든 것은 일주일 뒤로 미루고 아무 걱정도 없이 또 즐겁게 살자, 고. 알림을 꺼놓고 즐겁게 놀다가 일주일 뒤 알림(결과) 받으면 그럼 그 때 최선에 대해 생각하자고. 아픈건 아픈거고 일단 조직검사를 잘 해냈다는 것이 되게 좋더라. 아파서 찡그리다가도 끝났다는게 신이 나서 해실해실 웃으니 선우도 덩달아 ‘진짜 용감하다, 울지도 않고 그 무서운걸 다 했네?’ 하며 추켜세워주는데 나는 맞다고, 진짜 나는 용감하다고 검사도 끝이라고! 신난다고 날 더 칭찬하라고 요구하며 한참을 웃는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어제 혼자 집에 있었을 고선생을 달래주러 셋이 소풍을 나.. 2023. 11. 29.
조직검사, 곱니 아프더라.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고 초진 날짜가 잡혔다. 드디어, ‘너는 암환자야!’ 하고 확진 해줄 의사를 만나는 날. 사람이 참 많더라. 주차장을 빙글빙글 돌고, 큰 병원을 헤매고 다니다 겨우 도착해 한시간을 기다려 의사선생님을 마주했다. 전 병원에서 찍어온 내 초음파를 보여주며, -여기 이게 모양이 이쁘지 않죠, 이게 암이 아니라고는 못하겠어요. 나머지 두개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얘는 암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라 한다. 내가 뭘 알겠냐만, 내가 보면 이쁘던데.. 그냥 다 이쁘던데. 이쁘면 암이 아닌가, 그럼 좋겠다. 오늘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일단 안이쁜 녀석을 먼저 검사할 것이라고. 그리고 일주일 뒤에 결과를 놓고 다시 얘기하자고. 또 한참을 기다려 조직검사 시간을 예약하고 중간에 시간이 떠 점심을 먹었.. 2023. 11. 29.
열흘 째 예비 암환자. 암일 확률이 98%이상이다, 라는 말을 듣고 딱 열흘 째. 오늘은 조직검사 날. 일찍 누웠는데 시간마다 깨서 잠을 통 못잤다. 꿈에서 조직검사를 몇번이나 했는지. 꿈인데도 통증이 생생해 좀 억울하더라. 어제 선우의 브리핑에 따르면, 아침 8시에 일어나 9시에 강릉으로 출발, 10시에 병원에 도착해 소견서와 영상CD등을 접수하고 10시 45분에 진료 받으면 된다고했는데 나는 6시부터 말똥말똥. 이왕 말똥말똥 거리는 김에 검색을 해볼까 해서 유방암 조직검사부터, 조직검사 후 결과 나오는 기간 등등을 찾아보다가 여러 사람들의 생생후기(?)를 읽게되었다. 의외로 항암을 안해도 되는 경우도 많다더라. 항암을 대비해서 겸사겸사 머리를 미리 밀어야겠다, 했더니 선우도 같이 밀겠다 하더라. 그럼 인도 이후 두번째 동반.. 2023. 11. 26.
암선고는 내 생일, 선물처럼 찾아왔다. 무언가 하고싶은 것이 생겼다. 쓸데 없지만 그냥 하고픈 것. 다름아닌 캐닝 Canning. 토마토를 애지중지 키워 소중하게 모아 토마토 페이스트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릴스나 숏츠의 알고리즘에서도 토마토를 수확해 소스를 만들고 열탕소독한 유리병에 옮겨 보관하는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된다. 그 중에 아니, 캐닝이라니? 유리병을 통조림캔화 한다니? 검색을 해보니 메이슨자 Mason Jar 가 캐닝에 적합해보이는데 직구하려니까 배송료가 엄청나게 비싼거야. 그래서 며칠 고민하다가, 국내에서 많이 쓰는 보르미올리 유리병에 캐닝 뚜껑과 캐닝 때 필요한 도구들을 따로 주문하고 유튜브로 캐닝을 공부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건강검진을 받아야 해, 후딱 강릉에 들러 받았고 그 저녁부터 다음, 그 다음날인 수요일까.. 2023.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