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소리/hions

당신에게.

by hionsK 2024. 2. 13.

나는 당신에게

힘내세요
화이팅하세요
아프지마세요

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힘을 내고 싶은데 어찌 힘 내는지 모르면 어떡하죠,
힘을 내고 싶은데 힘이 안나면 어떡할까요,
힘을 내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면 어쩌죠.

화이팅 하란 말도 꼭 같을것 같아서.
위의 말들을 내게 토로하면 어떡할까 싶어져 말을 못하겠어요.

아프지 말란 말은 좀 더 공허한 바람인 것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 입 밖으로는 내지 않는 머릿속 염원으로만 맴돌아요.
그저 마음 가득 바람만 기도할뿐이에요.

대신
나는 당신에게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요.
어찌보면 꼭 같은 공허하고, 반문이 가득할 그런 말일테지만,
내 말 안에는 이야기들이 촘촘히 가득해요.

나는 당신의 일상속에

와, 이 향기 참 좋다!
어머나, 바람이 참 시원하네?
이야, 국이 참 얼큰해서 속이 풀려!
마침 사려던 캔맥주가 1+1이다, 이득인걸?
컵을 떨궜는데 안깨졌어, 아싸!
처음 보는 고양이가 눈인사해줬어, 아 좋아!
눈이 오는데 와 참 아름답다!
다른 사람의 피드에서 본 글이 참 여운이 남아 좋다!

하는 등등
싱긋 웃을 수 있는 기분 좋은 찰라의 순간들이 자꾸자꾸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그 찰라의 순간을 명민하게 캐치해서 기억 속 ‘기분좋음’의 상자에 차곡차곡 쌓아 가끔 꺼내보며 빙긋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것들
그리고 찰라의 순간들이 자꾸 눈에 띄면
잠들기 전에
‘오늘도 그럭저럭 행복했어.’
하며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잘 잘수있거든요.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그저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는 바람만 남길 뿐이에요.

당신의 매일 밤,
잠들기 전 싱긋 웃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정말 당신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다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흐흐. 진짜로요.

'잡소리 > hio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암 6회차  (0) 2024.04.06
AC 항암은 가고 TC 항암은 오라.  (31) 2024.03.07
별거없는 암환자의 일상  (33) 2024.01.27
항암 2차  (64) 2024.01.19
항암 루틴  (66) 2024.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