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7 도세탁셀 / 탁소텔 너는 정말! 24.03.10~24.03.20 탁소텔을 맞고, 딱 이틀 뒤부터 혈액순환이 안 되는 것이 느껴졌다. 물 먹은 솜이불처럼 몸이 무겁고 손가락과 발가락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아, 이게 악명 높은 탁소텔의 부작용이구나. 사전에 공부한 것에 따르면 근육통/관절통이 대표적인 부작용인데, 이를 예방하려 진통제를 처방 받는다고. 마약계통의 진통제도 많이들 먹더라. 심한 분들은 근처 병원에서 주사로 직접 진통제를 맞는다고도 하고. 통증을 묘사할 때, 트럭이 밟고 지나가는 듯하다, 코끼리가 몸 위에 앉아있는 것 같다. 고 하더라. 나는 그나마 좀 버틸만했다. 통증은 주로 밤 시간에 찾아왔는데, 골반이 빠질 듯하고 특히 다리 쪽에 분절분절 뼈들이 끊어지는 것 같고 근육들이 들뜬 것 마냥 묵직한 동통이 느껴졌다. 그럼 바로.. 2024. 4. 12. 항암 6회차 24.03.07~24.03.09 이제 항암의 반절이 지나갔다. 총 8회 중 4회는 AD마이신+엔독산 그리고 나머지 4회는 도세탁셀(탁소텔) 검사를 해보니 표적항암 할 정도의 수치가 꽤 애매해서 표적항암은 안 하기로 했다고. 항암을 할 때마다 매번 입원을 하는데, 처음엔 병원 밥도 잘 먹고, 병원 생활도 알차게 보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점점 좀이 쑤시게 되더라. 병원밥은 이제 냄새 맡는게 어려워져서 아예 밥을 넣어주지 마시라, 말씀드리고 아침에는 요거트에 그레놀라 만들어 둔 것과 바나나로 간단히. 저녁엔 일정 다 끝나고 간호사선생님들 회진 끝나면 도망 나와(?) 바깥에서 밥 먹고 들어온다. 보통 슬쩍 외출시간이 1시간 안팎이면 괜찮을텐데, 우리는 밥을 막 엄청 천천히 먹는 느림보들이라서 밥 먹는데만 1시간,.. 2024. 4. 6. AC 항암은 가고 TC 항암은 오라. 23.12.10-24.03.06 첫 항암부터 4회차까지 에이디마이신 + 엔독산. 그리고 5회차부터 마지막인 8회차까지 도세탁셀docetaxel(탁소텔). 다행히 4회차까지의 AD항암 부작용은 꽤 선방했다. 약을 맞고 속이 메슥거리는 부작용으로 3~4일간 짜증스럽고 탈모가 와 가끔 불면증에 다크서클이 내려오면 매드맥스의 워보이처럼 내 모습이 웃겨보이고 손톱이 검정색 선이 착색되고 뭐 그정도. 아, 귤중독이 있었다. 귤을 한달에 두번씩 총 45kg를 시켜먹었다. 귤이 제일 잘 먹히더라. 귤을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본게 이번이 처음 ㅎ 같이 사는 선우군의 증언으로는 소고기중독과 성격이상, 쇼핑중독이 있다고 강력 어필을 하는데 뭐… 그건 뭐 항암 이전에도… 이제 도세탁셀항암에 앞서 공부한다고 관련 카페 들어가 도.. 2024. 3. 7. 당신에게. 나는 당신에게 힘내세요 화이팅하세요 아프지마세요 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힘을 내고 싶은데 어찌 힘 내는지 모르면 어떡하죠, 힘을 내고 싶은데 힘이 안나면 어떡할까요, 힘을 내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면 어쩌죠. 화이팅 하란 말도 꼭 같을것 같아서. 위의 말들을 내게 토로하면 어떡할까 싶어져 말을 못하겠어요. 아프지 말란 말은 좀 더 공허한 바람인 것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 입 밖으로는 내지 않는 머릿속 염원으로만 맴돌아요. 그저 마음 가득 바람만 기도할뿐이에요. 대신 나는 당신에게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요. 어찌보면 꼭 같은 공허하고, 반문이 가득할 그런 말일테지만, 내 말 안에는 이야기들이 촘촘히 가득해요. 나는 당신의 일상속에 와, 이 향기 참 좋다! 어머나, 바람이 참 시원하네? 이야, .. 2024. 2. 13. 별거없는 암환자의 일상 24.01.17-24.01.22 오랜만에 아는 사람에게 전화가 와 반가이 받으니, 상대가 엉엉 운다. 아니, 나는 괜찮은데 왜 니가 울어. 언니, 나 지금에서야 소식듣고 전화해. 괜찮아? 퍽 난감하다. 마침 선우랑 게임할려고 컴퓨터 켜던 상황이었는데말야. 통화가 한참 길어졌고, 근황과 병세와 일상과 육아와 미래. 모든 내용이 어우러져 그는 내 병세와 내 근황에는 엉엉 울고, 그의 육아와 미래 결혼생활에서는 웃고 나는 그저 묵묵하게 나를 읊고 그의 얘기를 듣고. 사실 별 자각없이 살다가도 거울 안의 빡빡머리 나를 보거나, 옷을 갈아입다 보이는 흉터와 불룩 나온 케모포트 자리를 보게되면 아, 나는 암환자구나.. 하고 새삼스레 와 닿게 된다. 그래서 이런 전화도 그 새삼스레 와 닿는 포인트. 아, 나 암걸렸지.. 2024. 1. 27. 항암 2차 24.01.02-24.01.16 입원하는 날. 연말연시니까 아무래도 입원실이 없을 수도 있겠어, 하고 일찍부터 서둘렀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입원 등록을 하는데, 1인실에 들어가려면 좀 더 일찍 가서 번호표를 뽑아야 할 듯해서.. 계획은 이랬다. 병원에서 나만 차에서 내려 입원등록 번호표를 뽑고, 채혈실로 가 채혈을 하고 다시 돌아와 내 순서를 기다리자. 그동안 선우는 주차를 하면 되고. 호기롭게 달려가 번호표를 뽑으니까, 바로 내 순서가 온다?(뭐 내가 그렇짘ㅋㅋ) 환자번호를 대니, 채혈부터 해야 입원등록을 해준다 한다.(뭐 내가 그렇짘ㅋㅋ 2탄) 채혈을 하러 가, 3통의 붉은 피를 뽑고 다시 입원등록을 했다. 원래 8n병동이 담당 층인데, 자리가 없어서.. 다른 병동 1인실이라도 괜찮은지 묻는다... 2024. 1. 19. 항암 루틴 23.12.27-24.01.01 원래는 1월 1일 입원이었는데, 하석훈교수님께서 하루 미루어 2일로 바꿔주셨다. 그럼 뭐해. 내 안락한 호텔 안마의자 안녕, 성심당 안녕. 대전여행이 물거품이 되었고 나는 집에서 갇혀있어야 하는거잖아. 흑흑. 병원에 다녀오고 노시보효과(nocebo)인지 갑자기 방광염이 발발, 꼬박 하루 미열에 통증이 있더라. 근데 또 지나니 멀쩡. 우리의 계획은 심플하지만 원대했다. 항암을 하면서 일단 가죽하는유목민 Nomadik의 일을 80%정도 줄였다. 느슨하게 치료에만 전념하자, 가 목표. 내 디자인과 각인은 닫아두어 덕분에 나는 2층 작업실에 올라갈 일이 없게 되었다.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항암 첫주는 메슥거릴 테니까, 푹 쉬면서 그동안 하고팠던 게임들이나 하자, 였다. 둘째 주는 .. 2024. 1. 12. 항암 2주차 23.12.19-26 자잘한 사건(케모포트 상처 벌어짐)이 있었지만 꽤 좋은 컨디션으로 1주 차를 잘 보내고 2주 차가 되었다. 보통 항암제를 넣고 3-4일정도 구토/오심의 부작용이 있다던데, 나는 다행히 일렁이는 기분을 잘 달래 가며 식욕을 유지해 잘 먹고 잘 쉬었고 2주 차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설사나 구내염 등 부작용이 있을거라(검색의 왕 선우가 다 검색해서 알려줌)하였는데, 다행히 괜찮았다. 손톱이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거나, 변색이 되고 심지어 뽑히기도 한다고. 내부 장기가 약해지고 -장내 점막이 약해져 식중독 등 취약해져 설사 부작용이 난다고. 입안이 약해지고 -입안의 점막이 약해져 헐거나 패여 밥을 먹기도 힘들다고.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이건 뭐 흔한 부작용 상처가 나면 아무는 것이 더디고 .. 2024. 1. 1. 첫 항암 그 후 23.12.14-18 나는 눈 감고 별 관심 없이 지냈는데, 선우는 ‘우리’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내게 브리핑 해주었다. 3주 사이클로 돌아가고, 첫주는 미약한 후유증, 2주차는 면역력이 최저점으로 낮아지는 기간, 3주차는 컨디션을 회복하는 기간. 그래서 항암 1차와 2차 사이의 3주의 중간 지점의 날 앞뒤로 2일정도. 총 5일을 몸을 사리는 기간으로 정해두고, 그 나머지는 행복하게 산책도 하고 여행도 가고 즐겁게 살자고. 항암 8차니까 총 8번의 여행을 가보자고. 응, 그래 그럼 진짜 신나겠다! 항암 이틀차부터 구토 오심이 심한경우가 많다는데, 나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냥 내 몸이 한 25개쯤의 레이어로 나뉘어져서 각개의 레이어가 제각각의 바람으로 제각각의 방향으로 유영하는 것 같은 느낌... 2023. 12. 31. 항암 1차 23.12.12-13 케모포트를 쇄골에 심어두었으나, 아직 내 왼팔엔 혈관이 잡혀있는 상태. 움직일 때마다 찡기는 느낌으로 아파서 빼면 안되냐 물으니, 기다리라고. 결국 새벽 6시에 주사를 빼주심. 오전엔 혈관종양내과 전담 선생님과, 영양사 선생님, 약사 선생님께서 병실로 찾아오셔서 한참동안 항암제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가심. 또 외과 윤경원교수님의 외래가 잡혔다고 내려가니, 수술부위에 물 찼다고 초음파 하시면서 또 20cc 빼내어 주심. 조용조용 주사기로 물 빼시다가 갑자기 ‘항암 별거 아니에요, 괜찮을거에요.’ 하시더라. 내가 웃으면서 ‘근데 여기저기 다 찾아오셔서 겁을 막 주시고 있어욬ㅋㅋㅋ’ 하니까 웃으시면서 잘 하실거라고. 가끔 엄청 복잡한 모양의 가방을 만들려고 한달 넘게 낑낑거리고 결국 완.. 2023. 12. 30. 이전 1 2 3 4 ··· 14 다음